아침에 출근하다가 버스에서 라디오를 듣는데...  우르과이 "호세 무히카"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내용의 방송이 나왔다.

그런데 문득 대한민국은 참 이상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대통령을 존경하지?"

그때부터, 아래와 같은 생각들이 계속해서 머리에 맴돌았다. (그냥 떠오르는대로 마구 적어 본다...)


내가 보기에는,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의 공과(功過)를 이야기할때, "정치인의 공과(功過)"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면...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로, '경제성장'을 말한다.

일단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다른 평가는 전부 접어두자.

여기서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경제성장'의 업적을 자연스럽게 나라의 최고 통지자에게 돌리는 '이상한'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의 역할이 전혀 없었다는 말을 하는건 아니다.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엄청난 기여를 했을 수도 있고, 전혀 기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혹은 오히려 방해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상당수의 국민들이 '경제성장'이라는 업적을 그냥 단순하게 '대통령'의 업적으로 이야기한다.


왜 그럴까? 그냥 단순한 '국민성'인건가? 아니면, 책임 회피?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박 전 대통령의 '경제성장'에 대한 공과(功過)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한가지 100% 확실한 것은 '경제성장'의 주역은 그 시대를 살았던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다. 즉, 한강의 기적은 '최고 통치자의 업적'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업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다시 "호세 무히카"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우리가 존경해야할 상대는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아니라, 그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현재의 우르과이 유권자"가 되어야 하다.

대한민국에 과연 "호세 무히카"같은 사람이 없을까?

그럴리 없다. 어딘가 분명히 더 훌륭한 분이 계실 것이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유권자는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하지 않았다.

"등록된 후보 중에 그런 사람이 없지 않냐?"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대한민국 유권자가, 그런 사람이 '등록하면 당선될 수 있다.'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인가?"라고 되묻고 싶다.


정리하면... 우리는 훌륭한 정치인을 칭찬하기 보다는, 그런 정치인을 알아보고 선택한 것을 자축해야 하며, 나쁜 정치인을 비난하기 보다는, 그런 정치인을 선택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 시대의 '공(功)'과 '과(過)'는 정치인의 몫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사는 국민들의 몫이다. 적어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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