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장관께서 예전에, 서울대학교 강연에서 "진정성은 중요치 않다. 제시한 정책이 좋냐, 나쁘냐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하셨던 것이 생각난다.
유 전 장관님의 이야기는 아마도, "초점을 정책 자체에 두라!"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정책은 정책 자체로 평가되어야 하지 외부적인 요소가 개입되면 안되다는 뜻" 이 아닐까? 난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지만, 여기에 내 개인적인 생각을 약간 첨언하고자 한다.
정책을 판단할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책 자체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책이 "좋냐, 나쁘냐"를 판단할 수 있는 경우 만큼이나, 판단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FTA (굳이 이번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FTA로 인해 명백하게 이익이 되는 혹은 명백하게 손해가 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이 FTA를 판단할 때는 정책자체 - FTA는 정책이 아니긴 하지만... 따지지 말자. - 를 놓고 찬성/반대 하면 된다.
그렇지만, 애매한 사람들도 많다. 이게 국민에게 - 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나'에게 - 이익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 도무지 판단할 수 없는 사람들 말이다. 정부, 또 각종 언론 등에서 이런 저런 예측 수치를 내 놓지만, 그건 단지 예측일 뿐이다. 그것도 적중률이 상당히 떨어지는...
이럴 경우는 무엇을 근거로 정책에 대한 찬성/반대를 해야할 것인가?
이럴 때 '진정성' 이 다시 중요해진다.
확률적으로, 정치인이 '진정'으로 "이것이 국가/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라고 믿고 추진하는 정책이, 정치인 개인의 이익에 근거해서 추진되는 것보다는, 국민/나 에게 이익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진정성'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정책 그 자체를 판단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특정 정치인의 삶의 발자취에 근거한 '진정성'에 대한 판단은 신뢰할 만하지 않을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진정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또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특정 정치인의 삶의 발자취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이 쉬운일은 아닐테지만... - 그래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건 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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